[임병준] - 그대 이름은 바람! 바람! 바람!

수면 위의 변수! 바람과 너울 주의보 발령!

물 위에서 순위 다툼을 하는 경정은 선수들의 기량과 모터 성능도 중요하지만 외부적인 기상 조건 또한 변수로 작용한다. 경정장이 외부에 노출되어 있는 만큼 눈이나 비 같은 악천후의 날씨가 직접적인 방해요소가 될 것으로 생각되나 가장 신경을 써야하는 부분은 바람과 수면 상태다.

매 경주 소개항주를 측정하고 구조정을 교대로 운영하기 때문이 기본적으로 수면이 깨진다. 여기에 6명의 선수들이 전속으로 스타트를 하고 나면 너울의 크기가 더 커지고 깊어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바람까지 강하게 분다면 각 턴 마크 공략과 직선 활주 경쟁시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실제로 최근 2~5m/s의 제법 강한 바람이 불고 있으며 이변이 발생하는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너울과 바람이 경주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 알고 간다면 추리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 먼저 바람의 종류는 크게 등바람과 맞바람으로 구분할 수 있다.

등바람은 스타트를 기준으로 2턴 마크에서 1턴 마크 쪽으로 부는 바람이다. 뒤에서 부는 바람은 선수들에게 보이지 않아 풍속을 가늠 할 수 없다. 일정한 풍속이 계속 유지된다면 평소 기준점에서 어느 정도 계산을 통해 가속 타이밍을 잡을 수 있다. 하지만 들쭉날쭉한 상황이 이어진다면 갑작스러운 등바람으로 인해 시속이 갑자기 붙을 수 있고 자칫 출발위반에 걸리거나 아예 초반 경쟁에서 밀리는 위험이 있다.

첫 승부 시점인 1턴에서도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주도권 장악을 위해 선회를 하는 순간, 맞부딪치는 바람으로 인해 자칫 중심을 잃을 수 있고 정확하게 자세를 취하고 있더라도 바람이 보트를 밀어내 선회각을 좁히지 못하고 순위 경쟁에서 고전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지난 8회차 목요일 1경주가 좋은 예다. 5번으로 출전한 김경일 선수가 3m/s의 바람으로 인해 1턴 선회 후 보트의 선수가 들렸고 결국 중심을 잡지 못해 전복하는 사고가 있었다.

맞바람은 등바람과 반대다. 1턴 마크에서 2턴 마크 방향으로 부는 바람으로 경주 운영에 있어 까다로운 것은 마찬가지다. 등바람과는 달리 스타트시 불어오는 바람을 몸으로 체감할 수 있다. 하지만 풍속이 일정하지 않을 경우에는 스타트 라인 앞에서 급하게 감속을 해야 하거나 아예 가속이 늦게 붙어 낭패를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등바람의 1턴 공략 같은 상황이 반대쪽 1주 2턴 마크에서 발생할 수 있어 수면에 보트를 최대한 눌러주며 선회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1주 2턴 마크에서 바람과 함께 동반되는 또 하나의 변수는 너울이다. 너울의 위험성은 달리고 있는 보트와 수면의 접지력을 줄게 하는 것이 가장 크며 선회에 있어서는 전복과 낙수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임병준 쾌속정 팀장은 “최근 경정장의 화두는 바람이다. 강한 바람과 동반되는 너울로 인해 선수들의 스타트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면이 거칠어지면서 추격전 또한 불가한 상황이 자주 연출되고 있는 만큼 외부적인 변수 체크는 필수다. 본장의 수면 상태는 소개항주시 전광판과 각 지점의 모니터에 풍향과 풍속을 제공하고 있는 만큼 추리시 참고한다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